김성근-이대호-정근우 한 목소리, "자동볼카운트 도입, 경기시간 지연 우려"

입력
2024.01.14 10:30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볼카운트 자동 판정(ABS)과 관련하여 한국야구의 레전드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난 13일, 이대호는 본인의 유튜브 채널(RE:DAEHO)에서 친구 정근우와 스승 김성근 감독과 함께 진지하게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셋 모두 JTBC 최강야구 몬스터즈 멤버로서, 은퇴 후에도 현역 못지 않은 파이팅으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지만, 역시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볼 카운트 로봇 판정에 대한 이야기였다. 결론적으로 세 레전드 모두 반대에 가까운 의견을 냈다.

정근우/이대호, 두 친구는 "볼카운트 판정을 로봇이 하고, 그 과정을 심판에게 전달하기까지 시간도 걸린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경기 시간이 생각보다 더 길어질 수 있고, 여기에 비디오 판독 시간까지 겹치면 더 늘어난다. 왠지 모르게 야구가 산으로 간다는 느낌이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 상황에서 피칭클락까지 도입되어 투수로 하여금 빨리 던지게끔 제촉하면 부상 우려도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현역 선수로 뛰던 이들의 입에서 나온, 경험에서부터 우리나오는 지적에 KBO도 한 번 쯤은 기억해 볼 필요가 있다.

김성근 감독은 더 구체적은 상황을 예로 들었다. 지난해 고교야구에서 도입된 ABS에 대해 드러난 단점과 관련된 사례였다. ABS 도입으로 볼/스트라이크 판정이 기계적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한 경기에 30개의 볼넷이 나온 경우도 있었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시스템적으로 아직은 완벽하지 않음을 지적했다. 실제로 고교야구에서 이러한 볼카운트 판정으로 인하여 최초에 설정했던 스크라이크존을 다시 재정립하여 로봇에 적용시켜 부랴부랴 수정해야 했다. 경기 시간 단축을 기대했던 고교야구에서 오히려 볼넷 남발로 더욱 길어진 사례를 어린 선수들은 이미 지난해 충분히 경험을 한 것이었다.

다만, 고교야구와 프로야구를 직접 비교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 고교야구에서는 입시 비리와 관련된 볼카운트 판정이 억울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게 하기 위해 전국대회에서 공정한 판정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기 때문이다. 전국의 고교야구 지도자들이 많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군말 없이 ABS에 따르는 것도 적어도 볼카운트 하나만큼은 공정하게 판정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KBO도 이 사실을 인지, 지난 11일 이사화에서 피칭 클락 도입은 잠시 유보하면서도 ABS는 그대로 시행하기로 했다. 다만, 프로야구에서 이 시스템을 '도입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이는 그만큼 국내 일부 심판진들이 일괄적이지 못한 스트라이크 판정을 했다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즉, 심판위원들 스스로 초래한 결과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ABS는 앞선 세 명의 레전드가 언급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시행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진=이대호 유튜브 채널(RE:DAEHO)에서 야구 대담을 나누는 정근우-김성근-이대호 레전드 트리오. RE:DAEHO 유튜브 방송 화면<저작권자 Copyright ⓒ MHN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포키톡 3 새로고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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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홧팅야구
    로봇심판 도입 은 심판위원들 스스로 초래한 결과라는 사실..이게 정답이네요
    3달 전
  • 연진준
    은퇴 후에도 현역 못지 않은 파이팅으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방송에 자주 찾게 되네요
    3달 전
  • 스냥이퍼
    모두들 ABS로 인한 경기시간 늘어 나는걸로 우려를 표하네요
    3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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