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황준서 2군 출발이 희망인 이유

입력
2024.03.27 06:00
불펜보다 선발투수 자질

퓨처스서 담금질 배려

긴급상황서 호출 가능성



2024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황준서(19·한화·사진)는 새 시즌 선발진을 구상하던 최원호 한화 감독의 머릿속을 좋은 의미로 복잡하게 만들었다.

최 감독은 2023시즌 종료 후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마무리캠프에 고졸 신인 황준서를 데려갔다. 말로만 듣던 황준서의 재능을 두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장충고를 졸업한 황준서는 최고 시속 150㎞ 빠른 공을 던지며 ‘스플리터’라는 확실한 결정구를 가진 왼손 투수다. 국내 좌완 뎁스가 얇은 한화에 꼭 맞는 픽이었다.

마무리캠프에서 최 감독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황준서는 새 시즌 팀의 4, 5선발 후보로 거론됐고, 실제로 스프링캠프에서 이태양, 김민우, 김기중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류현진의 복귀로 남은 자리가 1개로 줄긴 했지만, 황준서는 이태양과 김기중을 제치고 5선발을 놓고 김민우와 막판까지 경쟁했다.

시범경기 투구도 준수했다. 황준서는 지난 10일 삼성과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5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점수를 내주긴 했으나 삼진을 4개나 잡아내며 구위를 뽐냈다.

그러나 마지막 남은 자리는 김민우의 차지였다. 최 감독은 암흑기 선발 마운드를 지탱하던 김민우의 반등 가능성과 풍부한 경험에 점수를 더 줬다. 그러면서도 황준서의 자질만큼은 높이 평가했다. 최 감독은 “5선발로 충분히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만한 자질을 갖춘 선수”라고 했다.

한화는 당초 황준서를 불펜에서 활용할 가능성도 열어뒀으나, 우선은 계속 선발 준비를 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황준서가 퓨처스리그(2군)에서 새 시즌을 시작한 이유다.

최 감독은 “일단 2군에서 선발 준비를 하기로 했다”며 “추후 선발로 1군에 합류하는 건 괜찮은데, 불펜 보강이 필요할 때 올려서 쓸 것인지는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감독의 설명처럼 올 시즌 황준서의 쓰임새는 마운드 사정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선발 비중이 크겠지만, 불펜 보강을 위해 1군의 부름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부상이나 부진 등 여러 이유로 ‘대체 선발’을 가동해야 할 때가 온다. 불펜에서 가치를 증명하는 방법도 있다. 2023시즌 ‘신인왕’ 문동주도, 2023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김서현도 프로 첫해 긴 담금질을 거쳤다. 늘 그렇듯 속도보다 중요한 건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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