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비꼬기 시작한 美 언론들, "$450만 사라져도 모르다니" WP, 스캔들 주체 '통역 아닌 본인' 비화 조짐

입력
2024.03.28 06:50
수정
2024.03.28 08:48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26일(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 프레스룸에서 전 통역 미즈하라 이페이의 도박 스캔들에 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은 다저스 구단이 언론에 배포한 것이다. UPI연합뉴스


지난 27일(한국시각) LA 에인절스전에서 배트를 점검하고 있는 오타니.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전 통역의 '도박 스캔들'이 '오타니 스캔들'로 비화될 조짐이다.

미즈하라 이페이의 불법 도박 및 송금에 대한 현지 기자들의 취재에 오타니측이 답변을 하지 않고 있어 의혹이 커지는 분위기다. 미국 언론들이 이제는 스캔들의 초점을 미즈하라가 아닌 오타니에 맞추기 시작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이하 한국시각) '오타니 쇼헤이는 그가 선수로서 신비로운 만큼이나 의문투성이의 스캔들에 휘말리고 있다(Shohei Ohtani is caught up in a scandal as mysterious as he is)'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도박 스캔들에 관한 오타니의 해명이 석연치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WP는 '분명하게 드러났 듯 오타니에 관한 가장 흥미로운 것은 그가 이름을 밝히길 꺼려했던 반려견을 기르고 있다는 것도 아니고, 그가 처음 공개할 당시 평범한 일본인 여자와 결혼했다는 점도 아니다. 가장 강력한 야구선수이며 가장 미스터리한 슈퍼스타인 오타니에 관한 가장 매혹적인 사실은 그가 도박 중독에 빠진 친구가 있다는 점, 그리고 최소 450만달러의 무더기 돈이 그의 은행 계좌에서 사라졌을 때 눈치를 채지 못할 정도로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고 비꼬았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AFP연합뉴스


WP는 '오타니는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혔지만, 혼돈은 여전히 남아 있다. 따라서 오타니에 관한 가장 흥미로운 것은 그가 밝혔음에도 듣는 사람들은 여전히 갈피를 잡을 수 없다는 점'이라고 적었다.

도박 스캔들에 관한 실체가 여전히 드러나지 않아 미디어와 팬들은 더욱 혼란스럽고 '오타니의 관여 정도'에 대한 의혹도 해소되지 않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오타니의 입장을 대변하는 로펌 버크 브레틀러 LLP도 현지 언론들의 취재에 협조적이지 않다. ESPN은 27일 '어느 수사 당국에 전 통역을 절도 혐의로 고소했냐는 질문에 그들은 대답을 피했다'며 '우리는 오타니의 변호인들이 지난 주 오타니가 거대한 절도의 희생양이고 당국에 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발표한 이후 해당 정보에 대한 문의를 반복적으로 해왔으나 오타니의 대변인은 코멘트를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로펌은 지난 22일 입장문을 내고 "오타니는 거대한 도둑의 희생자"라고 발표하며 "미즈하라를 절도 혐의로 고소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수사 주체가 어디인지 묻는 반복적인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수사 기관이 알려질 경우 기자들의 취재가 몰려 혼란스러울 수 있고, 정보가 샐 수도 있어 ESPN의 문의에 답하지 않은 것일 수는 있다. 그러나 오타니와 변호인들의 일방적인 주장만 받아 써야 하는 현지언론들 입장에서는 의혹을 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ESPN은 28일에는 '도박 스캔들을 둘러싸고 오타니 쇼헤이가 홀로 주목받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기자회견 당일 다저스타디움 분위기를 전하며 오타니가 아무 질문도 받지 않고 프레스룸을 나가면서 "시즌에 집중하기를 기대하며, 수사가 잘 이뤄질 것을 확신한다"고 밝힌 점을 부각했다.

오타니가 도박 스캔들이 터진 이후 시범경기에서 3게임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USATODAY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와 전 통역 미즈하라 이페이.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USA투데이는 같은 날 '오타니라는 브랜드와 이미지가 타격을 받을 지는 알 수 없지만, 다저스 구단은 그가 프랜차이즈에 가져다 주는 흥행 수입과 라인센스 수입, 광수 수입이 연간 5000만달러는 된다고 믿을 정도로 상당한 브랜드 가치를 지니고 있다'면서 'MLB는 당초 오타니가 야구에 베팅했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그를 조사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가 지난 주말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입장을 바꿨다'고 전했다.

USA투데이는 이어 '오타니가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게 증명되면 그는 친구를 무작정 믿은 순진함을 이유로 동정을 받을 것이다. 오타니가 통역의 도박을 알고 있었다면 커미셔너 롭 맨프레드는 야구에 베팅한 게 아니라는 전제로 벌금 정도의 징계를 내릴 것이다. 그러나 벌금이라도 오타니의 명성에 오점으로 남게 될 것이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바라는 다저스 팀 분위기도 망가질 수 있다'고 했다.

오타니는 기자회견 말미에 "지금부터 이 문제는 내 변호인들이 처리할 것이다. 난 이제 막 시작된 당국의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며 "시즌에 집중할 수 있기를 바라며, 여러분께 이렇게 말할 기회가 생겨 다행이고 수사가 잘 진행될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지난 20~21일 서울시리즈에서 샌디에이고와 1승씩을 주고받은 다저스는 2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정규시즌 레이스에 들어간다. 오타니는 서울시리즈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와 출전한 LA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 프리웨이시리즈에서 3게임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스캔들의 초점을 미즈하라가 아닌 오타니에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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