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타구속도 상위 3.7%-맞히는 능력 상위 3%', 3경기 무안타 "큰 걱정 아니다"

입력
2024.04.07 18:21
이정후가 7일(한국시각) 샌디에이고전을 앞두고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정후가 경기 전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3게임 연속 무안타로 침묵하자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정후는 7일(이하 한국시각)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지난 5일부터 샌디에이고전 3경기에서 11타수 무안타로 침묵해 타율이 0.200(35타수 7안타), OPS가 0.554로 떨어졌다. 타율 2할과 OPS 5할도 위태롭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아직은 적응기라고 보는 쪽이 많다. 이제 9경기를 소화했을 뿐이다. KBO와는 차원이 다른 새 리그에서 처음부터 승승장구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일단 이날 타격을 들여다 보자.

이정후는 1회말 첫 타석에서 샌디에이고 우완 선발 마이클 킹의 3구째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으로 떨어지는 86.4마일 체인지업을 받아쳐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타구 속도는 81마일로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초구 싱커를 볼로 고른 뒤 2구째 86.4마일 한가운데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잡아당겼지만, 또다시 땅볼이 되면서 2루수 정면으로 흘렀다. 타구 속도가 83.6마일로 역시 빗맞은 타구였다.

제구력이 좋은 킹을 상대로 볼카운트 초반에 공략한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6회에도 이정후는 킹의 2구째를 공략했다. 93.4마일 바깥쪽 높은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직구를 그대로 밀어쳐 좌측으로 플라이를 날렸다. 타구 속도가 97.8마일로 하드히트였지만, 좌익수 주릭슨 프로파가 뒤로 살짝 이동해 포구했다.

8회 무사 1루에서는 1루수 땅볼을 쳐 선행주자를 2루로 보냈다. 자신이 데뷔 첫 홈런을 빼앗은 좌완 톰 코스그로브의 2구째 90마일 몸쪽 직구를 힘차게 끌어쳤으나, 방망이 중심에 맞히지 못했다. 타구 속도가 66.9마일에 그쳤다.

4차례 타석을 모두 3구 이내에 소화한 것은 공격적인 타격으로 해석하면 되는데, 그렇다고 나쁜 공에 방망이가 나간 것은 아니다. 전부 스트라이크존에 걸치거나 한복판으로 날아드는 칠 만한 공들이었다. 주저없이 방망이를 휘두른 것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이정후의 타구 속도는 전체 3.7% 내에 드는 수준이다. AP연합뉴스


이정후가 지난 6일(한국시각) 샌디에이고전에서 1회 볼넷을 출루한 뒤 마이클 콘포토의 2루타 때 홈으로 쇄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안타가 나오지 않는 원인을 두 가지 부분서 찾을 수 있다. 우선 발사 각도가 낮다. 땅볼이 많다는 것이다. 같은 속도의 타구라도 땅볼보다는 뜬공, 정확히는 15~30도로 뜬 타구의 안타 확률이 높다. 이정후의 땅볼 비율은 1.60으로 규정 타석을 넘긴 전체 타자 207명 중 공동 47위다. 즉 땅볼을 많이 치는 축에 속한다.

스탯캐스트 통계를 보자. 이정후가 친 타구의 평균 발사각은 2.8도로 '팀 경기수×2.1타석'을 채운 타자 273명 중 240위다. 타구를 띄우는 능력에 있어서 거의 최하위권이다. 이 부문 1위는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으로 36.1도다.

이정후의 안타가 잘 안나오는 또 다른 이유는 상대의 수비 시프트다.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1주일을 소화하면서 이정후에 대한 상대의 분석이 끝났다고 보면 된다. 이정후 타석에서 상대 3루수, 유격수, 2루수가 우측으로 크게 이동한다. 외야수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것은 KBO에서도 숱하게 겪은 일이다. 걱정할 건 아니다.

이정후는 기본적으로 뜬공보다는 땅볼이 많은 타자다. AFP연합뉴스


이정후가 비록 최근 3경기서 안타를 때리지는 못했지만, 스탯캐스트 상 여러 타격 지표는 돋보인다. 맞히는 능력은 톱클래스다.

평균 타구속도는 95.8마일로 전체 9위다. 상위 3.7%에 해당한다. 95마일 이상의 속도로 때린 하드 히트 비율은 58.6%로 29위다. 이는 상위 10.6%의 위치다. 스윙을 했을 때 헛돌리는 비율, 즉 헛스윙 비율(Whiff%)은 10.4%로 낮은 순위로 5위, 전체 3%다. 유인구에 속는 비율(chase%)은 17.7%로 역시 낮은 순위로 상위 10%다.

이정후의 스카우팅 리포트에 소개된 대로 맞히는 능력은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에 속한다. 안타 확률을 높이려고 발사각을 높이는 건 '이정후다움'을 버리자는 소리니 그건 안 될 일이다. 결국 지금처럼 치면서 안타 확률을 높이려면 좀더 정확히 강하게 맞혀야 한다. 그러면 타격이 풀리는 시점이 반드시 온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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