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SSG 랜더스 외야수 추신수(41)의 발언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추신수는 지난 2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 한인라디오방송 'DKNET'에 출연해 2023 WBC 대표팀에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문동주(한화 이글스)가 탈락한 것에 대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추신수는 "문동주가 제구력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내가 봤을 때는 지금 그만큼 던지는 투수가 없다. 안우진은 분명히 잘못된 행동을 했고, 제3자로서 들리고 보는 것만 보면 정말 안타깝다. 어떻게 보면 박찬호 선배 다음으로 잘될 재능을 지닌 선수인데, 나도 한국에서 야구를 하지만 이해가 안 되는 게 정말 많다. 우리는 용서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 선배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일찍 태어나고 일찍 야구를 해서 선배가 아니다. 이렇게 불합리한 일을 당하는 선수를 보면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무도 나서질 않는다. 후배들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고, 잘못된 곳에서 운동을 하고 있으면 목소리를 내고 도움이 되려 해야 하는데 지켜만 본다. 그게 아쉽다"고 말했다.

추신수의 시선은 베테랑 선수들에게도 향했다. 그는 "김현수가 한국을 대표해서 나갈 성적도 실력도 되지만, 나라면 미래를 봤을 것 같다. 당장 성적보다 앞으로를 봤더라면 많은 선수들이 사실은 안 가는 게 맞고, 새로 뽑히는 선수들이 많았어야 한다. 언제까지 김광현, 양현종인가. 일본에서도 '김광현이 또 있다'는 기사가 나오지 않았나"라며 어린 선수들이 더 많이 대회에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신수의 발언은 세대교체만 놓고 볼 때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적지 않은 나이에도 정규시즌 전 국제대회 출장 요청을 받아들인 김현수(LG 트윈스)와 김광현(SSG),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가진 희생정신의 가치를 떨어뜨렸다. 이들에게 대표팀은 영광이고 헌신인데 추신수에게 대표팀은 그저 국제대회에 얼굴을 비춰 해외에 나가기 위한 발판인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

이는 추신수의 과거 행동과도 연결돼 팬들의 비판 대상이 되고 있다. 추신수는 2009 WBC,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면제를 받았다. 그러나 2013 WBC부터는 팀의 만류 때문에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았다. 2017 WBC 때는 부상이었다고 하지만 2013년에는 단지 팀의 스프링캠프와 시기가 겹친다는 이유로 대표팀을 고사해 군면제 '먹튀'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추신수로서는 메이저리그 구단의 결정을 거스를 수 없는 자신만의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다만 이번 발언을 볼 때 추신수가 대표팀을 평소 어떻게 생각해왔는지 조금이나마 그의 시선을 느낄 수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추신수는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얼굴을 비춰서 외국으로 나갈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게 한국 야구가 할 일"이라며 대표팀의 의미를 스스로 부여했는데 이는 국민 정서와 큰 차이가 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 돌아와 KBO리그에 입단한 2021년부터 야구계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잠실구장 원정 더그아웃 공사 등 인프라 개선에 앞장섰다. 이는 한층 발전된 곳에서 야구를 했던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의 발언이기에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대표팀 구성은 다르다. 안우진, 문동주의 대표팀 자격을 따지기 전에, 대표팀 관련 이슈를 이미 가진 추신수가 '야구계 선배'의 잘잘못을 논하고 어린 선수들의 해외진출 기회를 주장할 자격이 있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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