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도 비스포크 시대”…건설업계, 특화설계 개발 ‘열풍’

데일리한국 2023-12-05 08:40:00

무빙 수납장과 전동 벽체식 다이닝 테이블의 배치로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한 ‘H 트랜스포밍 월&퍼니처Ⅱ’. 사진=현대건설

무빙 수납장과 전동 벽체식 다이닝 테이블의 배치로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한 ‘H 트랜스포밍 월&퍼니처Ⅱ’. 사진=현대건설

[데일리한국 김하수 기자]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건설사들의 아파트 특화설계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더 이상 건설사가 만들어 놓은 일률적인 공간에서 사는 것이 아닌 수요자 취향에 맞춰 공간을 자유자재로 구성할 수 있는 혁신 설계들이 속속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버튼 하나로 아파트 실내공간을 재배치할 수 있는 주거상품인 ‘H 트랜스포밍 월&퍼니처Ⅱ’를 선보였다.

현대건설이 지난해 처음으로 선보인 무빙 수납장에 벽체 매립형 가구를 추가해 주방에서 거실로 연결되는 공간의 활용성을 극대화한 설계 상품이다. 버튼 하나로 대형 수납장을 이동시키고, 리모컨을 조작해 벽에 매립돼 있던 다이닝 테이블과 의자를 한 번에 배치해 하나의 공간을 다양한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무빙 수납장을 거실 쪽으로 배치하면 다양한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대형 팬트리와 플랩장·폴딩체어를 이용한 홈오피스 공간으로, 주방 쪽으로 이동시키면 다이닝 공간과 홈짐(Home Gym)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대형 가구를 이동시키는 만큼 고하중을 버티는 설계는 물론 각종 장치로 안전성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8월 ‘넥스트홈’을 론칭하며 미래형 주거 패러다임의 비전을 제시했다.

일정 형식으로 고정된 기존 아파트 구조와 달리 넥스트 라멘구조와 인필(In-Fill)시스템을 통해 입주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공간을 변형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넥스트 라멘구조는 집 내부 공간을 거주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평면이다. 기존 벽식구조를 벗어나 수직 기둥에 수평 부재인 보를 더한 라멘구조를 기본으로, 세대 내부를 무주(無柱) 형태의 새로운 구조로 개발해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인필(In-Fill) 시스템은 넥스트 라멘구조로 구현된 구조체에 사전 제작한 ‘모듈’을 채워 넣는 것을 의미한다. 조립형 모듈방식 건식바닥과 벽체를 개발해 바닥이나 벽을 손쉽게 해체하고, 재활용하거나 재설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욕실 역시 공장에서 사전 제작해 설치하는 방식을 도입해 세대 공간 내에서 자유로운 배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넥스트홈의 현실화를 앞당기기 위해 새로운 구조와 평면 개발, 핵심기술 등을 올해 말까지 완료하고, 오는 2024년에는 시험 적용을 통해 성능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이 개발한 엔터라운지 평면. 사진=롯데건설
롯데건설이 개발한 엔터라운지 평면. 사진=롯데건설

롯데건설은 80~90년대 후반 출생 고객들의 주거 트렌드를 분석해 새로운 주거 평면을 제안했다. 84㎡ 타워형 평면을 기반으로 확장된 현관, 컴팩트한 주방, 화장실 이동 등 공간 변화를 반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먼저 현관이 실외와 실내를 이어주는 곳이란 점에 집중해 이곳을 확장하고, 운동과 같은 외부 활동을 집 안에서 할 수 있도록 ‘엔터라운지’ 평면을 개발했다. 이와 함께 ‘이고 테라스·스페이스’ 평면은 거실 외 별도 알파룸을 만들어 트레이닝·악기 연주 공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론칭한 하이엔드 주거브랜드 ‘드파인’ 단지에 파격적인 평면을 적용한다. 분양 시 고객은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제시된 다양한 구조의 평면 중 하나를 직접 선택할 수 있으며, 입주 이후에도 주방과 욕실을 포함한 모든 실내 구조를 변경할 수 있다.

대우건설은 아파트 증축형 리모델링사업에 적용할 특화평면을 자체 개발했다. 리모델링 특화 평면은 기존 아파트의 구조에 따라 △계단식 관통형 △계단식 일반형 △복도식 1Bay(베이) △복도식 2Bay 등 총 4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해당 특화 평면은 비확장 발코니와 욕실 및 수납 공간 부족 등 리모델링 전 구축 아파트들이 가지고 있었던 여러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아파트가 소유를 넘어 향유하는 주거공간으로 변화하면서 건설사들이 다양한 특화설계 개발에 주력하는 모습”이라며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 곧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만큼 다양한 특화설계 개발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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